회원검색        
             
골프방     
등산반     
낚시방     
서예방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     







등산반 처음으로

  불암산(佛岩山)에서/ 19회 김상환
  김상환   2014/01/10   1266
불암산(佛岩山)에서/ 19회 김상환

갑오년 靑馬의 해를 맞아 재경오상동문산악회원 열네 명은 지하철 4호선 상계역 부근에 있는 불암산에 올랐다. 오늘은 매달 만나는 선후배 동문님들의 화기애애한 대화의 열기 때문인지, 한겨울답지 않게 영상 3도로 하늘은 맑고 포근하여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였다.
불암산(509,7m)은 서울시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군 별내면의 경계에 있는 산봉우리의 형상이 송낙(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이 쓰는 모자)을 쓴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
전설에 의하면 삼각산(북한산)은 당대의 임금님을 지키는 산이고, 불암산은 돌아가신 임금을 모시는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변에 동구능, 광능, 태릉 등 왕능이 산재해 있어, 왕능을 지키는 문인석처럼 쥐바위, 거북바위, 두꺼비바위 등 다양한 동물의 형상을 한 기암, 괴석, 석물들이 산재해 있다.
구미 천생산성에 가면 의병장 망우당 곽재우의 기지가 번득이는 큰 바위가 있다. 큰 바위에 말을 세워놓고 쌀을 흩뿌렸다. 성(城) 안에 물이 풍부함을 위장해 보임으로 왜군을 퇴각시켜 덕을 본 미득암(米得岩)이다. 불암산을 오르니 천생산성의 미득암이 문득 생각났다.
백여 년 전 서양에는 썩은 사과 이야기가 전한다.
가난한 노부부가 어느 날 말 한 필을 팔아 좀 더 쓸모가 있는 물건과 바꾸기로 했다. 영감님이 말을 끌고 시장에 갔다. 처음엔 말 한 필을 암소로 바꾸었지만, 다시 암소를 양과 바꾸었다. 양은 다시 살진 거위와 바꾸었고, 그 거위를 암탉과 바꾸었다. 마지막으로 암탉은 썩은 사과 한 상자와 바꾸었다. 영감님은 물건을 바꿀 때마다 할머니에게 기쁨 한 가지씩 주고 싶었다. 돌아오는 길에 영감님은 썩은 사과 한 자루를 메고 어느 작은 주막에 들렸다. 영감님을 보고 신기해하는 두 명의 영국인에게 그날 말 한 필을 사과 한 상자로 바꾼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했다.
두 영국인은 박장대소하며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할머니에게 쫓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감님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섰고, 결국 거만한 부자 영국인과 금화 한 자루를 두고 내기를 했다. 두 영국인과 영감님은 함께 집으로 갔다. 할아버지의 시장 본 이야기를 듣는 할머니는 맞장구를 치며 즐거워한다. “우유를 마실 수 있겠군요.” “양젖도 맛있지요.” “거위털이 얼마나 따뜻한데요.” “계란을 먹을 수 있게 됐군요.” 암탉을 썩은 사과와 바꾸었다는 얘기가 나오자, 할머니는 더없이 행복해 하며 “모처럼 맛있는 사과 파이를 만들 수 있겠네요.” 감탄하며 기뻐한 것이다. (배형호-열녀)
기쁨과 웃음으로 할아버지를 사랑한 할머니는 복을 받았고, 비웃던 두 영국인은 금화 한 자루를 잃었다.
구미로 귀향한 나는 손주들을 보기 위하여 재경오상동문산악회를 핑계로 하루 전에 상경을 했다. ‘천생산’ 동기회 모임이 있어 구미에서 늦게 출발해 밤 12시경에 서울에 도착했다. 손주들은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었다. 잠든 손자들을 품에 안고 모처럼 포근한 잠을 잤다.
내자는 올해 청말(靑馬)띠로 환갑을 맞는다. 나의 지나온 삶은 좋은 말을 팔아 썩은 사과를 바꾼 것 같다. 꽃다운 나이로 못난 남편에 시집와 갖은 수발로 남편의 비위를 맞추느라 마음고생으로 속은 썩을 대로 썩었다. 미주알고주알 애환(哀歡)으로 산 한평생은 말년에 좋은 며느리를 얻고 세쌍둥이를 얻었다.
위대한 구미 찬란한 구미, 천생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재경오상동문산악회원님들의 새해 첫 등반은 불암산에서 맞았다. 올해는 홍의장군의 백마(白馬)처럼 종행무진으로 달리고 싶다.